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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오후 1:10:59 (Hit. 9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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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기관 의무구매 관리 강화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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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IT신기술 제품에 대한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소식이다.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는 정부가 국내 신기술인증 제품들의 판로를 확대하고 산업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중소 벤처기업들에게 공공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구매기관들의 무관심으로 정부가 마련한 제도가 겉돌고 있다. 한마디로 정책과 현실이 따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 고시를 통해 신기술 인증제품에 대해 공공기관들이 구매물량의 20% 이상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했다. 구매기관에는 정부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해 지자체, 교육행정기관, 정부투자기관 등이 속한다.
신기술 인증제에는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NEP(국가우수제품), 정보통신부의 GS(우수소프트웨어), 과학기술부의 NET(국가우수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다. 범 정부차원에서 국산 신기술 인증제품에 대한 우대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인증 제품은 우수제품 선정과정을 거쳐 조달청을 통해 공급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들이 의무규정 자체를 모르거나 무시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별반 효과가 없어 문제다.
김주현 국민대 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847개 NEP 인증 제품에 대한 상위 10개 공공기관의 구매실적이 전체 공공기관 실적의 77%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구매실적이 전혀 없는 공공기관도 전체의 80%인 371곳에 달했다. 의무구매 제도에 대해 일부 공공기관만 관심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은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 중소 IT벤처기업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소 벤처기업이 신기술 인증을 받으려면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그만큼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는 말이다. 정부로부터 신기술을 인증받는 업체는 대부분 혁신형 중소 IT벤처들이다. 공공기관들이 이들 중소 벤처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연구개발 의지가 꺾일 수도 있다. 정부가 중소 벤처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소 벤처기업들은 NEP 인증의 메리트에 대해 회의적이다. 특히 NEP 인증을 받고 공공시장에 주력해 온 벤처기업들은 국산 신기술제품을 외면하는 시장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다.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여전히 대형 SI업체가 일괄발주를 하는 게 대세라는 것이다.
구매기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는 보통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지게 마련이다. 자칫 특혜시비와 민원에 휘말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감사원의 감사는 공공기관의 NEP 제품 채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공기관 의무구매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관리ㆍ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예컨대 NEP 인증 제품 구매시 받게 되는 감사원의 감사를 면제시켜 주거나 구매기관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신기술 인증 제품에 대해 분리발주도 고려해볼 만하다. 구매기관들도 대기업 제품과 외산만 선호하는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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