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찬교 서울 성북구청장이 독자적으로 펼치고 있는 금연사업이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하고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감지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2년 10월 ‘담배연기 없는 성북-3S(Stop Smoking in Seongbuk)운동’을 시작할 당시 일회성 이벤트 정도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에 개의치 않고 소신껏 관련 사업을 펼쳤다.서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담배,왜 끊어야 합니까.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고수준인 57.8%로 연간 4만8000여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10조원에 달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의하면 질병사하는 4명 중 1명은 암으로 죽고 암의 30%는 담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금연사업 초기에 페르난도 슈미트 당시 주한 칠레 대사가 구청에 찾아와 금연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선 일이 있습니다. 골초였던 부인이 스스로 담배를 끊은 뒤 관저에서 악취가 사라지는 등 생활 전반이 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그는 “본인 의지로 금연할 수 있고,금연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며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금연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흡연을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금연구역을 지정하는 등 선언적 의미를 부여하기로 한 것입니다. 흡연자의 98%가 ‘끊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자극을 주거나 계기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금연운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50평 이상 식당과 PC방의 클린 에어존 설치,금연클리닉 순회교육,약국과 병원의 금연상담센터 설치 및 금연처방 등 자체 개발한 금연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국제표준(ISO)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또 금연조례를 시행하면서 금연거리를 지정하고 30여개 금연업소를 선정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는 과정에 2001년 56.4%이던 성인남성 흡연율이 2002년 52.2%,2003년 50.4%,2004년 42%로 줄었습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010년에는 유엔의 목표인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계획은.

△정치권에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세목교환을 추진하면서 담배소비세를 구세로 돌려 놓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담배소비세가 세수의 8%를 차지하는 등 주민의 건강을 담보로 예산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25개 자치단체 실무자들에게 금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길음뉴타운에 ‘국제금연센터’를 건립하는 등 금연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적절한 시기에 민간 주도로 금연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넘겨줄 계획입니다.